[기자수첩] 동해 ?

'반크'라는 네티즌 단체가 23일부터 '동해'(East Sea) 명칭 되찾기 운동에 나선다고 한다. 운동 취지인즉 오는 3-4월께 발간  예정인 국제수로기구(IHO)의 지도책인 '해양의 경계' 제4개정판에 '동해'라는 명칭이  반영
되도록 노력한다는 것이다.

네티즌 뿐만 아니라 정부도 지난해 말 같은 책에 동해 명칭을 병기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리 나라 동쪽에 있는 바다를 '일본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있는 게 당연하고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네티즌들의 열의야 높이 평가해야겠지만  한가지 생각해볼 점은 '동해'라는 명칭이 과연 국제적으로 설득력이 있느냐 하는 점이다.

바다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역사적으로는 근대로 접어들면서 시작된 일이다. 이는 결국 바다에 국가의 경계를 확대시키려는 근대 민족국가의 노력과 긴밀히 연관돼 있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관점에서 보면 '일본해'(sea of Japan)이라는 명칭은  '일본 소유의 바다'라는 의미보다는 '일본 근처의 바다'라는 의미로 이해되기 쉽다.

그렇다면 왜 하필 우리는 '한국해'(sea of Korea)가 아니라 '동해'(East Sea)라고 주장하는 걸까. 과연 서양인 들이나 제3세계 국가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한국 동쪽에 있는 바다니까 동해'라는 주장이 납득이 될까.

외교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동해라는 명칭을 국제적으로  납득시키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정부로서는 국민이 동해라고 부르길 원하는 만큼 동해라고 주장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 국민으로서는 언뜻 '일본해'가 아니라 '동해'라는 생각이 자연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우리 나라가 세계의 중심은 아닌 만큼 국제적으로 '동해'라는 명칭은 설득력이 없다.

어차피 한국과 일본이 공유할 수밖에 없는 바다에 굳이 '일본해'나  '한국해'니 이름 붙이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인만큼 양국이 논의해서 더 좋은 이름을  고안해내면 금상첨화겠지만 일본이 '일본해'라는 명칭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동해'보다는  ''한국해'라고 주장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세상 만사 열의만 갖고 풀리는 게 아닌 만큼 더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때다.

(연합뉴스 200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