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海 삭제, 東海명칭 11월말에 최종 결론  

동해(東海) 명칭 문제와 관련, 세계 표준이 되는 국제수로기구(IHO) 지도에서 ‘일본해(日本海)’라는 지금까지의 명칭이 사라질 계기가 마련됐다. 그러나 ‘동해’ 명칭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빈 칸으로 남겨졌다. 한국은 동해가 19세기 말 일본의 제국주의 세력 확장 이후 부당하게 ‘일본해’라고 인식되고 있다며 명칭 개정 운동을 벌여왔다. 그 결과 ‘일본해’ 명칭을 지우는 데는 성공한 셈이지만, 일본의 반발로 향후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 절반의 성공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15일 “이번주 초 IHO로부터 동해와 관련된 페이지에 대해서는 ‘미결(未決)인 채 비워놓기로 했다’는 설명이 도착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전체 내용은 CD롬으로 조만간 도착될 예정이다. 외교부는 동해를 공백으로 남겨 놓은 데 대해 ‘절반의 성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국자는 “목표에는 미달했지만 현실적으로 일본과 합의는 불가능하므로 ‘공백’이나 ‘병기(倂記)’가 나쁘지만은 않다”며 “지난 100년 가까이 ‘일본해’로 사용됐던 명칭을 공식적으로 현상 변경시킨 것이므로 우리로서는 받아들일 만하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일단 최종안에 찬성한 뒤 추후 노력을 계속하는 쪽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 향후 전망 =일본은 큰 충격을 받았고 언론들은 15일 일제히 ‘일본해가 사라지게 됐다’며 이 사실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한국에서는 민·관 차원에서 ‘동해’ 명칭 변경에 관심이 높았지만, 일본 여론은 사실 이 문제를 ‘무시’해 왔다. 일반 국민들은 “당연히 우리 바다”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관계자들은 “설마 IHO가 한국 주장을 받아들이겠느냐”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외무성은 즉각 일본해 명칭은 18세기부터 국제적으로 정착됐다 2000년 세계 지도 조사에서 97%가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IHO에 항의의 뜻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최종안 철회와 각 회원국을 상대로 ‘반대’ 투표 설득 작업에도 나서기로 했다.

69개 회원국은 11월 30일까지 최종안 수락 여부를 답해야 한다. ‘동해’ 부분만 따로 답할 수는 없으며 전체적으로 ‘내용에 동의한다’ ‘안한다’는 식으로 답하는 형식이다. 만약 과반수가 발간에 찬성하지 않으면 또 다시 논의는 원점으로 되돌아가며, 일본은 이를 위해 외교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IHO는 1929년 처음으로 ‘해양의 경계’를 발행했으며 초판부터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해오고 있다. 최종 개정판은 1953년에 나온 3차 개정본으로, 이번 4차 개정판은 약 50년 만에 발간되는 것이다.

(조선일보 2002-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