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O, 동해를 표기분쟁지역으로 결정

동해가 세계 바다 지도 제작의 참고자료가 되는 '해양의 경계'에서 일본해로 표기되거나 동해-일본해로 병기되지 않고 표기  분쟁지역으로 남을 전망이다. 14일 프랑스 주재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국제수로기구(IHO)는 최근 '해양의 경계' 4차 개정판 초안을 작성하면서 동해를 표기분쟁지역으로 남기기로 결정했으며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개정판 초안에 대한 의견을 문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나코에 본부를 두고 있는 IHO는 해양명칭 표준화를 관장하는 국제기구로 여기서 발간되는 '해양의 경계'는 세계 바다의 명칭 결정과 지도 제작에 주요한  근거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IHO가 동해를 표기분쟁지역으로 남기기로 최종 결정할 경우 '해양의 경계'  4차 개정판에서 한국과 일본 사이의 해양 지도는 공란으로 남게 된다. IHO가 해역을 표기분쟁지역으로 결정해 공란으로 남기는 것은 이례적인 것이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지명에 관한 분쟁시 당사국간에 합의가 있을 때까지 분쟁지명을 병기해야 한다며 동해 단독표기를 위한 중간단계로서 동해-일본해 병기를 추진해왔다.
 
이에 대해 일본은 한국과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현상태인 일본해 단독표기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IHO는 한때 동해-일본해 병기 방안을 검토했으나 일본이 강력히 반발하자  동해를 분쟁지역으로 남기기로 한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정부는 '해양의 경계' 4차 개정판 초안에 대해 일본해 표기가 삭제된 것으로 받아들여 IHO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IHO는 지난 1929년 처음으로 '해양의 경계'를 발행했으며 초판  발행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이후 지금까지 이를 유지해오고 있다. '해양의 경계' 3차 개정판은 지난 1953년에 나왔으며 4차 개정판은 약 50년만에 발간되는 것이다. 이때문에 4차 개정판에서 동해표기 문제가 바로잡히지 않을 경우 앞으로 수십년간 일본해 단독표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동해는 지난 수세기 동안 '동해(East Sea)' '동양해(Oriental Sea)' '한국해(Sea of Korea)' 일본해(Sea of Japan)' 등으로 표기되다 러일전쟁(1904-1905) 이후 일본의 국제적 영향력이 급성장하면서 일본해로 자주 표기됐고 IHO는 '해양의 경계'에서 일본해로 표기했었다. 한국 학계, 시민단체 등은 IHO가 일본해 명칭을 사용한 것은 1919년 열렸던  국제수로회의에 한국이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최근 몇년 동안 동해명칭복원  운동을 벌여왔다. IHO는 당초 올해 초 '해양의 경계' 4차 개정판을 발간할 예정이었으나 분쟁지역 표기문제, 준비부족 등으로 인해 이를 내년초로 연기했다.

(연합뉴스 2002-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