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동해 표기' 싸움 국제무대로

韓 "日주장 거부한 IHO의견 수용"… 日 "최종결정前 회원국 설득"

동해 표기를 둘러싼 한일간 힘겨루기가 국제무대에서 확산되고 있다. 양국은 지난달 27일부터 5일까지 베를린에서 진행된 유엔 지명 표준화 회의에서 동해 표기 문제를 놓게 심각한 논전을 벌였다.

이번 논쟁은 국제수로기구(IHO)가 지난달 동해(East Sea)를 일본해(Japan Sea)로 단독 표기한 기존 ‘해양의 경계’(수로 지도집)내 일본해 단독 표기 지도를 삭제하는 최종 개정의견을 밝힌 이후 처음 이뤄진 것이어서 그 의미가 결코 작지않다.

우리측은 이번에 “동해동해로 단독 표기하거나 최소한 동해와 일본해가 병기돼야 한다”며 일본해 단독표기 방식을 거부한 IHO의 개정의견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도 동해를 조선동해(East Sea of Korea)로 표기해야 한다며 우리를 거들었다. 반면 일본은 일본해 단독표기 방식을 고집했다. 결국 유엔 지명 표준화 회의는 5일 이 논쟁을 “당사국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강구한다”며 어쩡정하게 봉합했다.

지난달 IHO의 개정의견 발표로 일본해 단독표기라는 기득권을 침해받은 일본은 이번에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려 했으나, 국제사회의 공감을 얻는 데 실패했다는 게 당국의 전언이다.

특히 일본은 IHO 최종 결정을 지연시키기 위해 우리측에 양자 협의 개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부는 일본측의 입장 수정이 없는 한 양자 협의는 불필요하며, 예정대로 11월 30일 IHO 회원국(69개국) 찬반투표에서 IHO 개정의견이 최종 확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일본해 단독표기를 위한 일본의 외교적 반격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확인하고 회원국들을 상대로 찬성표 모으기 작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한국일보 200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