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古지도 ‘동해’ 표기 압도적 많아

조사 407종中 73%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동해(東海)·일본해(日本海)’ 명칭 문제와 관련, 서양의 고지도를 광범위하게 조사한 결과, 동해로 표기된 지도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단법인 동해연구회(회장 김진현)가 중국 상하이(上海) 푸단(復旦)대학의 ‘한국연구중심’과 한국 성신여자대학교 한국지리연구소와 함께 15일 상하이 푸단대학에서 개최한 ‘동해 명칭’ 관련 국제 세미나에 참석한 이상태(李相泰)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실장은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 나온 서양 고지도 407종을 조사해 본 결과, 동해로 표기된 고지도가 298종(73.2%)이었고, 일본해 표시 고지도는 109종(26.8%)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미국 남가주대학(USC)에 소장한 고지도 146종,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지도 127종, 서울역사박물관 소장 82종, 개인 소장 고지도 52종 등을 조사대상으로 삼았다.

그 결과, 동해라는 표기가 일본해보다 서양 고지도에서 먼저 등장했고, 그 빈도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서양 고지도에 동해 표시가 처음 등장한 것은 1597년에 제작된 ‘Asia’ 지도에서 ‘The Easter or Corea Sea’라는 것이었고, 이는 마테오리치가 곤여만국전도(坤輿萬國全圖)에서 ‘일본해’라고 한 표기보다 6년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18세기 전만 해도 동해 표기지도는 190종인 데 반해 일본해 표시 지도는 8종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19세기 들어 일본해 표기 지도가 많아지는데, 이는 라페르주의 지도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며, 20세기에 일본해 지도가 훨씬 많아진 것은 우리의 주권이 강탈된 영향”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리옹3대학의 이진명 교수는 최근 일본 외무성이 ‘동해’ 표기를 반박하기 위해 영국에서 서양 고지도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벌인 것과 관련, “이번 조사는 서양 지도상에 한국해(조선해)가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된 18세기 고지도에 대해서는 참조만 했다”면서 “이는 18세기 서양 고지도들의 3분의 2 이상에 ‘Sea of Corea’ 또는 ‘Mer de Coree’가 사용된 사실을 외면한 것”이라고 일본측을 비난했다.

우숭디(吳松弟) 푸단대학 중국역사지리연구센터 교수는 “19세기 이전에 출판된 대다수의 일본 지도에도 거의 모두가 오늘날과 같이 ‘일본해’라는 지명을 표기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일부는 이 해역을 ‘조선해’라고 표기했다”고 주장했다. 또 장란성(張蘭生) 베이징(北京) 사범대학 지리학과 교수는 “현재 일본해로 불리는 해역은 중국 역사에서 오랫동안 ‘동해’로 지칭돼 왔다”고 말했다.

북한 수로국의 최근섭 부국장(지리학학사)은 “조선반도 동쪽 바다에 붙여진 ‘일본해’라는 바다 명칭은 철두철미 구일본의 강권으로 생겨난 식민지적 산물”이라면서 “식민지 시대에 부당하게 명명됐거나 그릇되게 표기됐던 지명들은 하루속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17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는 브라임 아투이 유엔지명전문가회의(UNGEGN) 부회장과 로널드 애블러 국제지리학연맹(IGU) 사무총장이 참가해 패널 토론에 가세했다. 이번 회의에서 발표된 동해 관련 주제발표 내용은 내년 4월 유엔지명전문가회의와 국제수로기구(IHO)에 보고된다.

(조선일보 2003-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