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동해 일본해로 표기 노력 정부가 적극 대처해야”

유엔 지명전문가회의 참석 李琦錫 서울대 교수

“일본 정부가 세계 각국 주재 일본 대사관을 통해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려는 노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으므로 우리 정부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지난 달 20일부터 29일까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22차 유엔 지명(地名)전문가회의(UNGEGN)에 한국 민간대표로 참석한 서울대 사범대 지리교육과 이기석(64·李琦錫) 교수는 ‘동해’ 표기 문제를 둘러싼 일본의 최근 움직임이 회의에서 감지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년에 한 번 열리는 UNGEGN 내 9개 실무위원회 중 가장 중요한 ‘평가·이행 실무위원회’ 위원장을 2002년부터 맡고 있다. 동양인이 UNGEGN 산하 위원장을 맡기는 이 교수가 처음이다. 평가·이행 실무위원회는 UNGEGN에서 그동안 통과된 결의안의 이행 여부와 문제점을 평가해서 개선 방향을 찾는 업무를 맡고 있다. 이 교수는 1994년부터 10년째 UNGEGN에 참석하는 UNGEGN 터줏대감이다.

“유엔 회의에 가보면 일부 선진국들은 ‘전문가’급 인사들이 회의에 연속해서 참석해, 회의 주도권을 잡고 있습니다.”

1991년 유엔에 가입한 한국 정부는 1992년 UNGEGN에서 동해표기 문제 시정을 처음 요청하고, 2년 뒤인 1994년 한국 대표단을 처음 파견했다. 이 교수는 지난 10년 동안 우리 정부의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외국의 많은 민간 기업체들은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고 있지만, 미국 등이 국가 차원에서 만드는 지도는 일본의 외교력 때문인지 여전히 ‘일본해’로만 표기되어 있다”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조선일보 2004-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