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일본해 함께 써야"

"18세기 유럽지도 3분의 2이상이 한국海로"
파리 국제학술회의… 日은 단독표기 로비

4일부터 6일까지 프랑스 파리의 국제학생기숙사촌에서 열리고 있는 ‘제10회 바다 명칭에 관한 국제학술회의’에서 “일본해 단독 표기 대신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세계적인 지리학자들 사이에 모아지고 있다.

또한 일본이 전 세계의 저명한 지리학자와 지도 제작사 등을 대상으로 일본해 단독 표기를 유지해야 한다는 로비를 활발하게 벌이는 사실도 처음 공개됐다.

이번 학술회의는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동해연구회(회장 김진현·전 과기처 장관)가 프랑스 한국학연구회(회장 알렉상드르 기유모즈)와 공동 주최한다. 영국·프랑스·이스라엘·중국·러시아 등 11개국의 학자 23명이 참가했으며, 특히 유엔 지명표준화위원회 전문가 그룹에 참가하는 학자 5명이 참석했다.

지리학계의 거두인 이스라엘 헤브루대학의 나탈리 카드먼 교수는 “이미 이스라엘을 비롯, 많은 나라의 지도 제작사들이 지도상에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고 있다”면서 병기를 지지했다. 카드먼 교수는 “일본 외교관이 찾아와 기존의 일본해 단독 표기를 유지해달라”며 로비를 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브라힘 아투이 유엔 지명표준화위원회 전문가그룹 부의장은 “유엔에서는 여러 인접 국가들이 사용하는 2개 이상의 명칭을 공유·병기하도록 권고한다”면서 “개인적으로도 공유된 공간의 명칭은 공유된 명칭이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본해에 비해 동해가 훨씬 오랜 역사를 가진 명칭이라는 연구도 학자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제기됐다.

프랑스 리옹3대학의 이진명 교수는 “18세기 프랑스 학자 가운데 기욤 들릴·자크 벨랭 등이 한국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이들의 영향으로 영국·독일 등에서 제작된 지도 250점 가운데 3분의 2 이상에서 한국해 명칭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현재는 일본해가 국제법상 지위를 획득한 상태다. 한국이 일본 식민지 시절이던 1929년 국제수로기구(IHO)에서 펴낸 ‘해양과 바다의 경계’ 초판부터 일본해라는 명칭이 공식 사용됐다. 동해·일본해 표기를 둘러싼 국제 분쟁은 한국이 1990년대부터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국제 쟁점화됐다.

(조선일보 / 강경희 특파원 2004-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