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결국 회피로 끝난 일본의 전쟁 책임

13년에 걸쳐 42회나 변론을 가진 끝에 마침내 일본 대법원은 세계 2차대전 중 일본제국주의 군대에 의해 저질러졌던 가혹행위의 한국인 희생자들을 대표하는 한 단체가 제기한 피해보상 소송을 기각했다. 피해보상 청구를 기각하고 원고에게 소송비용 부담을 명령한 월요일의 판결은 일본 군대에 “위안부”로 끌려갔던 6명의 여성을 포함한 35명의 원고가 지녔던 마지막 희망을 산산조각냈다.

일본 최고의 법원은 “아시아태평양전쟁 당시 한국인 희생자가 제기한 피해보상소송”에 대한 판결에서 일본헌법이 제정되었던 1947년 이전에 발생한 사건으로부터 제기되는 법적주장에 대해서는 일본정부에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그처럼 간단한 결론을 내릴 바에야 희생자들의 고통스런 증언이 무에 필요했으며 또 그토록 오랫동안 송사를 복잡하게 끌어올 필요가 무엇이었던가.

도쿄지방법원은 국제법 상에서 전범국에 대한 개인의 피해보상 주장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결했으며 그 후 도쿄고등법원은 모든 피해가 1965년의 한일친선협정으로 공식 타결되었다고 확인했다. 이로써 일본 법원은 일본 정부에 전쟁 당시 개인에게 가해졌던 피해에 대한 책임을 면탈할 수 있게 해 주는 동시에 한국 등 기타 아시아권 전쟁 희생자의 유사한 주장을 기각할 선례를 만들었다.

한국인 원고들의 주장은 1965년 한일협정은 단지 양국 정부간의 피해청구를 해결한 것일 뿐 징병이나 징용 그리고 위안부로 끌려갔던 개인들의 고통에 대한 일본정부의 책임까지 정리한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의 소송청구가 금전적 보상을 받아내는 데는 실패했을지라도 변론 과정에서 일제가 전쟁 중에 저질렀던 가혹행위를 백일하에 드러냄으로써 일본사회에서 끊임없이 재발되고 있는 역사왜곡행위로부터 진실을 지키는 데 기여했다.

먼지 쌓인 구석에서 찾아낸 법조항과 옛날 이론 덕분에 일본당국이 이제 과거 전쟁의 비인류적인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게 되었지만 인간의 양심이 전쟁의 비극을 기억해 내어 아직도 생존해 있는 희생자들과 아픔을 함께 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Edotorial] Final excuse for Tokyo

After 42 hearings spaced over 13 years, the Japanese Supreme Court finally rejected a damages suit filed by a group representing Korean victims of the Japanese imperial military`s atrocities during World War II. The verdict on Monday turning down the damages claim and ordering the plaintiffs to pay the litigation cost quashed the last hope for the 35 suitors, including six former "comfort women" for Japanese soldiers.

Ruling on the "damages suit for Korean victims in the Asia-Pacific War," the Japanese top court said that the government could not be held responsible for legal claims stemming from events that predate the nation`s 1947 constitution. It was the simplest conclusion that hardly required the tormenting testimonies of the victims and complex legal arguments over so long a time.

The Tokyo District Court had ruled that international law does not recognize individual damages claims against the state responsible for war, and the Tokyo Appellate Court later confirmed that the damages were officially settled in the 1965 Korea-Japan Rapprochement Treaty. The Japanese court has thus exempted its administration from responsibilities for the damages inflicted on individuals during the war and established a precedent to reject any similar claims from other victims of the war in Korea and other Asian countries.

The Korean plaintiffs argued the 1965 treaty just covered claims between the two governments and never cleared the Tokyo government`s responsibility for the suffering of individuals forced into the war, battlefield labor and sex slavery. Their legal actions failed to bring them monetary compensation but in the course of hearings, they exposed the wartime atrocities of the Japanese imperialists, contributing to the protection of truth against resurgent attempts at distorting history in Japanese society.

Japanese authorities have now been shielded from bearing responsibilities for the inhumanities of the past war with the help of dusted legal provisions and old theories, but the conscience of the people cannot be completely sealed from remembering the tragedies of war and sharing them with victims who are still alive.

(코리아헤럴드 2004-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