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883년 조선과 무역규칙 체결때도 '조선해' 명기

서양에서 ‘일본해’라 불렀다면서 정작 일본은 ‘조선해’로 불러

일본은 일본해라는 명칭이 1602년 마테오 리치가 「곤여만국전도」에서 처음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9세기 초까지 당해 지역을 나타내는 단일 명칭으로서 국제적으로 확립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일본 해상보안청 홈페이지 참고). 그들은 한국이 “일본해라는 명칭이 20세기 전반의 ‘식민지주의의 잔재’라고 주장하는 데에는 전혀 근거가 없으며  이와 같은 잘못된 인식에 토대를 둔 주장을 근거로, 긴 역사를 가지고 국제적으로 확립된 단일 명칭인 일본해를 변경하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1871년 간행된 일본의 「지구만국방도(地球萬國方圖)」. 일본 서해안까지 포함한 해역이 ‘조선해’로 명기돼 있다. 17세기초 일찍이 ‘일본해’가 공인된 개념이라고 강변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조선해’로 표기하는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해란 명칭이 서양의 지도학자, 탐험가 및 항해자 등의 조사에 의해 명확히 확립됐다는 그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정작 일본인들은 한반도의 동쪽 바다(그들에게는 서쪽 바다)를 조선해로 불렸다. 더욱이 조선해는 단순히 일반 국민이나 학자들이 불렀던 이름이 아니라 국가간 약속에 의해 공인된 고유명칭이다.
 1883년 6월 조선과 일본은 「조선에서의 일본인민 무역규칙」을 체결하면서 제41조에 “일본국 어선은 조선국 전라 경상 강원 함경 4도, 조선국 어선은 일본국 히젠·지쿠젠 이와미 나가도(朝鮮海에 면한 곳) 이와미 쓰시마 해안을 오가며 고기를 잡을 수 있다”라고 못박았다. 뿐만아니라 100여년전 발간된 일본 수산업 자료에는 ‘조선해’란 명칭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나온다. 더욱이 ‘조선해’표기 지도 또한 숱하게 등장한다.(별첨 독도박물관 제공 조선해 표기 일람 참고)

일본, 동해-일본해 병기표기도 용납 안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일본해로 버젓이 자리 잡고 우리의 동쪽 해역까지  ‘일본의 바다’ 행세를 하고 있다. 일본 외무성, 해상보안청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일본 정부가 일본해 호칭에 얼마나 사활을 기울이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일본 외무성은 2004년 6월 ‘일본해 호칭에 관한 유엔 방침에 관하여’란 보고에서 △유엔은 일본해가 표준적인 지명이며 유엔 공식문서에선 표준적인 지명으로서 일본해가 사용돼야 한다는 방침을 공식으로 회답했으며 △동해-일본해 병기에 대해서도 종래 관행인 ‘일본해’ 단독호칭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한국어 설명까지 곁들여 한국의 동해표기 또는 일본해와 병기 주장이 국제적으로 긴 역사를 지닌 영불 해협(English Channel/La Manche가 병기) 등의 예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한국의 주장은 △국제수로기관(IHO)의 목적 중 하나인 ‘수로지도서의 최대한의 통일’에 반하고, 나쁜 전례로서 세계의 해사 관계자들을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이 있으며 △긴 역사를 지니고,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일본해의 명칭을, 한 국가의 요구로 변경하는 것은 혼란을 초래한다고 강변하고 있다.
 또한 그들은 베트남은 남지나해를 자국어로 벤동(Biendong)(동해라는 뜻)이라고 부르고, 독일 및 스웨덴은 발트해를 각각 오스트제(Ostsee), 우스테르횬(Ostersjon) (각각 동해라는 뜻)이라 부르기에 ‘동해(East Sea)는 한정된 특정 해역의 고유명칭이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으며 세계의 복수 해역의 명칭으로서 사용되고 있는 명칭을 국제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세계 항해자 등에게 혼란을 초래한다고 덧붙이고 있다.

이렇듯 일본은 제3국의 동해 단독 표기는 물론 동해-일본해 병행표기까지도 집요하게 문제삼아 ‘일본해’로 바꾸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그  성과를 국민에게 부지런히 알리고 있다.

“이미 일본해란 공칭을 가진 이상 그 해상주권은 우리가 점유한 게 아니겠는가”- 일본 수산업 대부 세키자와 -

  일본이 우리의 바다를 ‘조선해’를 ‘일본해’로 둔갑시켜 지속적으로  세계에 알리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미 100여년전 일본 수산업계의 선구자 세키자와 아키기요(關澤明淸)의 발언에 그 답이 나온다.

“…… 이미 일본해란 공칭을 가진 이상 그 해상주권은 우리가 점유한 게 아니겠는가. 국권상 결코 겸연쩍어 할 필요가 없으며 그 해상주권은 먼저 습관상 현재 어로를 하고 있는지 유무에 따라 실적을 표명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일본의 어선을 이 해상에서 종횡무진케 하고 어업에 힘써 이익을 챙기는 것을 습관화하고 그 실적을 천하공중에 인식시켜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훗날 이 해상의 주권과 관련해 다른 나라와 논쟁을 벌였을 때 실적을 표명하는 논거가 약해지므로 국권상 불리하게 되는 경우도 예상할 수 있다. 이를 또한 깊이 우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세키자와 아키기요 대일본수산회 간사, 『일본수산잡지』「일본해의 어업은 어떠한가」, 1893년)

일본해란 공칭(公稱) 또는 호칭을 지닌 이상 해상주권은 일본이 이미 점유한 거나 다름 없으며 훗날 해상주권과 관련해 다른 나라(한국)과 논쟁을 벌였을때 논거로 삼아야 된다는 주장이다. 100년이 훌쩍 지나 동해 표기를 둘러싼 양국간 논란을 이미 예상이라도 하듯 그들의 영토에 대한 집착은 무서울 정도다. 100년전 출간된 ‘바다의 장래’라는 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지금 일본의 인구가 2천만인데, 몇 년 후에는 3천만이 될 것이요, 더 나아가서는 5천만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이 좁은 땅에서 어떻게 살 수 있을 것인가?…물론 남의 나라 영토를 뺏는 일이 도덕적으로 나쁜 것은 다 아는 바이다. 허나 우리가 살기 위해서라면 이는 어쩔 수 없다”

지역간 협력이 강조되는 21세기에도 일본이 이웃나라와 영토 역사 분쟁을 끊임 없이 야기하는 것도 주권 침해가 나쁜 일임을 분명히 알면서도 자국이 살기 위해선 할 수 없이 해야 한다는 이같은 패권주의 논리가 상존하는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위택환 / 국정홍보처 분석1과>

(국정브리핑 2005-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