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海>냐 <韓國海>냐 그것이 문제로다"

'동해'와 '한국해'등 동해에 대한 바른 표기법을 두고 국내 학자들 사이에서 서로 다른 주장이 제기됐다. 더욱이 이는 지난 3월 일본 시마네 현의회에서 제정한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 통과로 독도를 둘러싼 한.일간 영토논쟁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터라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동해가 국제 지도상에 대부분 '일본해 (Sea of Japan)'로 표기돼 있고, 이 점이 일본이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중요근거 중 하나로 작용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3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컨벤션센터에서는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문화교류센터(소장 한도현)의 주최로 '세계속에서 독도와 동해 바로알리기'라는 제목의 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신용하 한양대 석좌교수, 이상태 국사편찬위원회 연구관, 이진명 프랑스 리옹대 교수, 주성재 경희대 교수등이 각 주제별 발표자로 참석했다.

신용하 한양대 교수는 1946년 연합국 최고사령부 지령인, 'SCAPIN' 제677호와 1950년의 '연합국의 구 일본영토 처리에 관한 합의서' 내용을 구체적 근거로 제시하며 "대한민국이 세계 속의 합법적 독도영유권 국가"라고 주장했다.

이진명 프랑스 리옹대 교수는 세계 각국의 수십장의 고지도를 근거로 제시하며 "한국이 주권을 뺏기기 이전인 1920년대까지 서양의 모든 지도가 독도를 울릉도와 함께 한국에 속한 것으로 분류했다"는 사실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 사이의 의견충돌이 빚어진 것은 마지막 발표자인 경희대 주성대 지리학과 교수의 발표내용 때문이다. 주 교수는 동해표기의 표준화 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고지도상의 동해 표기 빈도에만 의존하는 우리측의 영토주장 문제점을 지적했다.

주 교수는 "19세기 중반 이후 '일본해' 표기가 여러나라에 확산된 상태에서 역사적 합법성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면 '동해'표기 주장의 논거가 약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통계에 근거한 역사적 합법성 주장은 그 성격상 강력한 논지가 되지 못한다"며"우리나라가 '동해' 또는 이에 해당하는 표기가 많이 발견된다고 주장하는 것 처럼 일본도 '일본해' 사용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통계를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결국 세계 각국에 소장되어 있는 무수한 고지도 중에서 자국에 유리하게 기술된 취향에 맞는 표본을 누가 많이 발굴해내느냐에 달려 있는 일이므로 객관적인 논리가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서적, 전설, 설화, 가요 등 모든 역사적 자료를 총동원해 민족의 삶과 함께한 '동해'명칭의 실질적 사용역사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발표의 중심내용인 동해의 국제적 표기방법에 대해 주 교수는 "'한국해'보다는 '동해(East Sea)'가 설득력이 있으며 양국의 공해(公海)지역에 대해서는'일본해'(Sea of Japan)와 '동해'의 공동 병기가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먼저, 국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국해'(Sea Of Corea) 표기주장에 대해 주 교수는 "18세기 서양 고지도에 '한국해' 명칭이 많이 사용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외국인들이 만든 외래지명이며 우리는 한번도 '한국해'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명의 당사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명칭을 가능한 그대로 표준화하는 원칙에 따라 7천만 한국인이 사용하는 명칭인 '동해'를 표준화해야 국제적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 교수는 외래지명 사용을 가급적 줄여야 한다는 국제기구의 권고를 예로 들며 한국의 영해는 토착지명인 '동해'로, 일본의 영해는 '일본해'로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양 국의 가운데에 자리한 공해(公海)부분에 대해서는 두 나라가 모두 인정할 수 있는 적절한 외래지명을 표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한 뒤 "이와 같은 어려운 문제는 동해 전체에 대해 'East Sea'와 'Sea Of Japan'의 두 이름을 공동 병기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제발표가 끝난 후 이어진 토론에서 청구대학교 최찬식 前 교수는 즉각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최 교수는 "'일본해'라는 표기용어 자체가 영토분쟁의 발단"이라고 지적하며 '동해'와 '일본해'의 공동표기는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최 교수는 "또 우리가 '동해'라고 한다면 일본은 '서해'라고 불러야 이치에 맞는 일"이라며 "한쪽은 엄연히 '일본해'라며 나라이름이 강조되고 있는데 동해라는 표기는 국제적 설득력과 호소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일본해’라는 명칭이 사용되는 이상 영토분쟁은 계속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것. 

최 교수는 "'일본해'라는 명칭은 일본이 제국주의의 잔재를 끝까지 붙잡고 있자는 속셈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동해'라는 이름을 얻는데 만족할 문제가 아니라 '일본해'라는 이름을 못쓰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치원

(브레이크뉴스 2005-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