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東海 아닌 高麗海 (Sea of Coree) 로 하자 "

23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컨벤션센터에서는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문화교류센터(소장 한도현)의 주최로 '세계속에서 독도와 동해 바로알리기'라는 제목의 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신용하 한양대 석좌교수, 이상태 국사편찬위원회 연구관, 이진명 프랑스 리옹대 교수, 주성재 경희대 교수등이 각 주제별 발표자로 참석하였다. 

이 날 심포지움에서는독도 및 동해의 표기문제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생각을 교환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독도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접근의 기준에 대하여 매우 설득력있는 논의가 오갔다는 점에서 상당히 유익한 심포지움이었다고 할 수 있다.

독도문제 및 표기문제 등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대응능력의 제고를 위해서 전문가 및 국민대중 모두를 위해 이와같은 자리가 계속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독도문제에 대한 상당히 의미있는 논의에 대한 소개 및 평가는 이후로 미루고 우선 동해의 표기문제와 관련하여 집중적으로 다루어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발표에 나선 주성대 경희대 지리학과 교수의 발제를 들으면서 고개를 갸우뚱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해의 표기를 둘러싸고 일본이 일본해라고 부르는데 대해서 한국은 동해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그리 설득력있게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심포지움에서 한가지 중요한 발제촛점은 '동해'인가, 아니면 '한국해'인가에 있었는데, 그것은 본래 서양고지도에는 Sea of Coree로 되어 있던 것을 한국해로 번역한 것으로서 동해가 국제적으로 홍보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동해와 한국해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주교수는 한국해라는 말의 사용을 역사적 합법성의 차원에서만 보는 것이라며 토착명 사용의 타당성을 주장하며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부르고 있는 동해를 일본해와 병기할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주교수가 동해를 주장한 배경에는 우리가 만든 지도에 Sea of Coree로 표기된 지도는 없어도 동해로 표기된 지도는 많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은 그 지도가 대외적인 용도가 아니라 우리만을 위한 용도였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되는 부분으로서 역사적으로 볼 때 국제적으로는 명치유신기의 일본이 Sea of Japan (일본해)로 대체할때까지 Sea of Coree (고려해)가 압도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주교수의 주장은 지금 우리의 동해주장이 제기된 배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일본해가 독점으로 사용되어 오던 명칭문제에 대해 역사적으로도 맞고 국제적으로도 타당하며 현실성도 있는 명칭을 제시하자는데 있는 것이 우리가 동해 등 한국의 입장을 반영하는 명칭을 사용하자고 나서는 핵심배경인데, 그는 용어문제가 갖고 있는 국제적 분쟁의 성격을 간과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동해는 토착어를 사용하자는 원칙에는 부합하지만 국제적 공인어로서는 미흡하며, 무엇보다도 일본이 '일본해'를 사용하는 마당에 그에 걸맞게 국적개념이 들어간 용어를 사용하여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한 문제점이 있다. 

지금 동해니 한국해니 하는 문제를 토착어 사용의 차원에서 생각해 보더라도 그것은 국제적인 용도를 위해서 보자면 한국인이 사용하는 고유명사로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지 East Sea와 같이 단지 방위명으로 해석되어 표현될 일이 아니다.

이땅을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세력이 누구든 그것은 조금도 수정없이 계속해서 East Sea로 표기될 수 있는 것이므로 역사적으로 그리고 오늘날 이 땅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는 우리를 배려한 용어라고 하기 어렵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건 이런 표기들은 주로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인식을 조정하기 위한 것이지 한국인의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한국에 대한 인식의 조정도 일본과의 관계에서 역사적 선례나 빈도수를 따져 일본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공정하게 우리가 원하는 명칭이 병기되기를 바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고 국제적으로도 설득력있는 접근법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동쪽에 있는 바다라는 사실을 국제적으로 알려주기 위해서 그런 표기를 하는 것도 아니며 한국의 동쪽에 있는 바다의 고유한 이름을 알려주어 그렇게 불리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보자면 굳이 동해를 고집하자면 그것은 차라리 East Sea가 아닌 Tonghae가 타당한 표기일 것이다. 그것이 우리 발음에 더 가까운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적인 공인의 문제가 핵심으로 등장한 상황에서 일본이 '일본해'를 국명으로 사용하는 마당에 한국이 East Sea 혹은 Tonghae하고 하는 것은 격을 맞추는데 실패한 것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거친 상상을 하자면 일본이 또 다시 한국을 강점한다면 만일 East Sea라면 그때에는 토씨하나 건드리지 않아도 무난히 일본식민지의 동쪽바다 행세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동해의 다른 표기로 각광을 받고 있는 한국해 (Sea of Coree)가 일본해가 일본관련지도에서 정착되기 이전에 사실상 주도적인 용어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리고 그 Coree가 오늘날 대한민국의 영문국호인 Korea의 기원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역사적 합법성의 차원을 넘어 현실적인 타당성마저 지닌 것으로서 굳이 한국해를 놔두고 동해의 사용을고집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적 공인의 문제나 지역고유명사의 차원을 고려해 본다면 그것은 Sea of Coree가 옳을 것이며, 영문표기는 Sea of Corea, 그리고 국문번역어는 한국해 보다는 '코리아해'로서의 '고려해'가 옳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일제강점기 일본에 의해 바뀐 영문철자를 본래대로 찾는다는 의미에서도 Sea of Corea가 East Sea보다 낫고, 지역고유명사로서의 고려의 의미를 살려주기 위해서도 한국보다는 고려지경의 바다라는 의미에서 고려해가 옳다. 

어디 그 뿐인가. 남북분단의 현실을 고려할 때 동해는 남한만의 바다인 것도 아니므로 남한보다는 남북에 공히 공정할 수 있고, 국가연합방식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의미에서도 '고려해'가 보다 적절한 용어선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며, 중국의 동북공정이 고구려역사를 침탈하려 한다는 점에서도 남북한 동쪽의 전해역을  '고려해'라 공인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더구나 국제사회가 너나없이 일본해가 정착되기 이전에 Sea of Coree라 표기한 바다명칭이었고, 역사적으로 아라비아를 통하여 서양에 알려진 이름 꼬레 이래 계속 사용되어 왔으며, 오늘날 대한민국의 영문칭인 '코리아'로서 그 명칭이 계속 이어지고 있으니, 국제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요점은 이렇다. 동해는 우리가 모두 사용하는 용어이지만 이는 한국인만을 위한 용어로서 국제적 표기로는 맞지 않으며, 일본의 '일본해'에 대해 '한국해'로 맞추어야 하지만 '고려해'가 적합한 번역어이며, 영문명은 East Sea도 Sea of Korea도 아닌 Sea of Coree의 영문화표기 Sea of Corea가 최선일 것이다. 

* 필자는 필명 황진이로 제3의 힘, 인물과 사상, 시대소리, 서프라이즈, 역사스페셜 등지에 기고하여 왔으며, 현재 사단법인 주거복지연대 국민임대주택정책 관련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남형준

(브레이크뉴스 2005-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