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고이즈미 담화 '실천' 촉구

일본 언론은 "통절한 반성과 사죄"의 뜻이 담긴 고이즈미(小泉) 담화를 평가하면서도 "실천이 담보돼야 한다"고 16일 일제히 촉구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사설에서 총리가 식민지지배와 침략을 다시 사죄하고 한국,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미래지향적 관계구축을 제안한 것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사설은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실천이라고 강조하고 총리가 야스쿠니를 참배하거나 부주의한 발언을 하면 담화는 순식간에 휴지조각으로 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중의원이 채택한 전후 60년 결의에 일부 의원이 결석하거나 반대의 뜻을 표명한 사실을 들어 아시아인들은 일본 지도자들의 실제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수성향의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총리가 한국, 중국을 거명해 "함께 손잡고 지역 평화를 유지,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은 "역사인식에 대한 양국의 비판을 의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요미우리는 고이즈미 총리가 8월15일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미룬 것은 한.중 양국의 비판 외에 야스쿠니 문제가 선거쟁점이 되는 것을 피하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총리는 말의 무거움을 잊지 말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담화가 발표된 이상 총리는 스스로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니치는 고이즈미 총리가 무라야마(村山)담화 정신에 맞춰 정권을 운영했다면 역사인식에 관한 각료들의 망언을 제지했어야 하는데도 이를 묵인해 왔다고 지적하고 담화발표후에도 각료들의 문제발언을 방치하면 고이즈미 총리에 대한 신용이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총리는 말보다 행동을 보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하고 "야스쿠니신사에는 도조 히데키 처럼 전사자가 아니라 전쟁지도자도 모셔져 있다"면서 "도조합사에 대해서는 일본인 중에서도 강한 위화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이어 고이즈미 총리는 한국, 중국과의 관계를 해치면서까지 야스쿠니에 참배해야 하는 필연성과 합리성을 국민에게 설득력있는 말로 설명해야 하며 그렇지못하면 참배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도쿄(東京)신문도 사설에서 "고이즈미 총리에게 언행일치의 중요성과 이번 담화의 무거운 의미를 확실히 인식할 것"을 주문했다.

(연합뉴스 2005-8-16) 

中, 日에 '사죄, 반성' 행동으로 실천 촉구

중국은 15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패전 60주년을 맞아 사죄와 반성의 뜻을 담은 담화를 발표한데 대해 이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길 것을 촉구했다.

쿵 취안(孔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고이즈미 총리의 담화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히고 일본이 군국주의 침략사에 대해 진지하고 책임있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 자국의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쿵 대변인은 그러나 일본 각료 두 명과 일부 의원들이 이날 야스꾸니(靖國)신사를 참배한 데 대해 이는 아직 일부 정치인들이 중요 문제를 심각하게 오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쿵 대변인은 중국은 일본 군국주의의 표적이 됐던 국가로서 일본 정부가 역사를 되돌아보고 군국주의 침략의 희생이 됐던 나라의 국민 감정을 해치는 일을 중단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5-8-16) 

[외교통상부]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종전 60주년 기념 담화발표에 대한 외교부 대변인 논평

1. 8.15(월) 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종전 60주년을 기념하여 발표한 담화를 통해 과거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여러나라에 큰 손해와 고통을 준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거듭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하면서, 한중을 위시한 아시아제국과 함께 손잡고 이 지역의 평화를 유지하고 발전을 지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 정부는 그간 올바른 역사인식의 확립이 한일관계의 근간이라는 입장하에 과거 일본의 지도자들이 수차에 걸쳐 행한 사죄와 반성이 이웃국가의 정부와 국민으로부터 진실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일본정부가 스스로의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3. 그러나 이러한 공식적인 사죄와 반성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치지도자들중에서 진정으로 과거를 반성하고 있는지 의심치 않을 수 없는 언동을 계속함으로써 일본의 식민지 침략의 희생을 당한 주변국 국민들에게 커다란 상처와 분노를 안겨 주어 온 것이 사실이다.

4. 우리정부는 일본정부가 종전 60주년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깊이 새기고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실천적 노력을 통해 한일 양국간에 합의된 바 있는 21세기의 미래지향적 우호협력관계를 구축하는데 함께 매진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

외교통상부 대변인

(연합뉴스 2005-8-16) 

일본 알맹이없는 전쟁사과

일본 국민의 43%가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이 벌인 전쟁은 ‘잘못된 전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13∼14일 유권자를 상대로 전후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본이 미국 및 중국 등과 벌인 전쟁이 ‘잘못된 전쟁’이라는 응답이 43%에 달했으며 ‘어쩔 수 없었던 전쟁’과 ‘모르겠다’는 각각 29%, 26%로 나타났다고 15일 전했다. 전쟁 책임에 관한 전후 논의에 대해서도 ‘불충분하다’는 답변이 75%로, ‘충분하다’의 14%를 크게 앞섰다. 가까운 장래 일본이 외국과 전쟁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없다’가 73%이며, ‘있다’는 22%로 조사됐다.

이날 일본 정부는 패전 60주년을 맞아 15일 ‘통절한 반성과 사과’의 뜻을 담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명의의 담화를 발표했다. 각의에서 결정된 담화는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一) 내각 이래 10년 만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담화에서 “과거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특히 아시아 여러나라 사람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다시 한번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담화는 “두번 다시 우리나라가 전쟁의 길을 걸어서는 안 된다는 결의를 새롭게 한다”고 강조하고 “한국·중국과 함께 손잡고 이 지역의 평화를 유지,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담화에서 한국과 중국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은 자신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등을 둘러싸고 악화한 두 나라와의 관계개선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 정부의 이날 담화 발표에 대해 과거사 문제를 다음달 11일 총선에서 쟁점화시키지 않고, 장기적으로 평화헌법 개정을 순조롭게 하려는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그러나 관계 악화의 단초가 된 자신의 야스쿠니 참배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세계일보 / 정승욱 특파원 2005-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