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명 딴 '일본해' 표기는 부당" <美전문가>

머피교수 "동해-일본해 문제는 가장 뜨거운 논란거리"

미국 지리학회 회장을 역임한 미국 오리건 대학의 알렉산더 머피 교수는 6일 한국과 표기명을 둘러싸고 분쟁이 일고 있는 동해에 대해 일본의 국가명을 따 '일본해'로 표기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머피 교수는 6일 워싱턴 시내 코스모스 클럽에서 동해연구회(회장 이기석 서울대 교수) 주최로 열린 제11회 동해명칭에 관한 국제 세미나에서 사전 배포한 논문을 통해 한-일간의 동해-일본해 표기 분쟁은 지명 표기 논란이 일고 있는 전 세계 27곳 가운데 가장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는 3대 지역에 속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가 지적한 3곳은 동해외에 이란과 인근 아랍 국가들간의 '페르시아만(Persian Gulf)대 아라비아만(Arabian Gulf)', 중국과 베트남간의 '남중국해(South China)대 비엔동(Bien Dong)' 표기 분쟁이다.

머피 교수는 국제수로기구(IHO)가 지난 1929년 세계해도 초판을 발행할 당시 식민지 상태의 한국이 스스로의 입장을 반영하지 못한 채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이후 국제 사회에서 여전히 '일본해'로 널리 통용되고 있는 점을 상기시킨 뒤 "그러나 일본이 1990년대 경제 침체를 겪으면서 지역적 지배 우위가 후퇴한 가운데 국제 사회에서 한국이 점점 더 중요한 일원이 되면서 동해 표기가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같은 사례로 세계적인 뉴스 서비스 검색기구인 렉시스-넥시스를 검색해 보면 '동해'(East Sea)나 '한국 동해' (East Sea of Korea)라는 표기가 등장하는 점을 지적했다.

머피 교수는 이어 "국제적으로 공유돼 있는 바다에 대해 특정 국가의 명칭을 사용할 경우 항상 논쟁의 소지가 있다"면서 "특히 국가간 국력차가 존재할 경우 그렇게 하는 것은 문제를 야기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미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9개국에서 30여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러시아 지명위원회에서 활동중인 러시아국립대학의 블라디미르 티크노프 교수는 하나의 대상에 대해 복수의 명칭이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국제 사례를 들면서 "각국의 사용 역사를 존중해 동해 명칭을 병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프랑스 리용 대학의 필리페 펠리티어 교수는 동해가 이미 프랑스 지리학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이름이라고 말했으며, 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의 헨리 스벤지 교수와 베이징 대학의 쳉롱 교수는 이들 나라의 역사적 문헌에 나타난 동해 표기 사례를 고증했다.

한국에서는 이기석 회장외에 하찬호 외교부 국제표기 명칭담당 대사, 김진현 월드포럼 대표, 박종록 국립해양조사연구원장, 전남대 교수인 이정록 대한지리학회장, 이상태 국사편찬위원회 연구실장, 최연호 서울시립대 교수, 주성재 경희대 교수 등이 발표와 토론자로 나섰다.

(연합뉴스 / 박노황 특파원 2005-10-7)